한눈에 보기
- 인용이 허용되려면 공표된 저작물이어야 하고 정당한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 공정한 관행에 합치해야 한다는 요건이 따로 붙는다.
- 출처 명시는 인용의 요건과 별개로 규정된 독립한 의무다.
- 실명이나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이면 그 이름을 밝혀야 한다.
-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별도의 제재 대상이 된다.
인용은 글쓰기의 기본 동작이다. 남의 말을 끌어와 내 주장을 세우는 일 없이 쓸 수 있는 글은 많지 않다. 그런데 어디까지가 인용이고 어디부터가 가져다 쓰는 것인지는 쓰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법은 그 경계를 세 개의 조건으로 설명한다.
세 가지 조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저작권법은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을 위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조건이 세 개다. 공표된 저작물일 것, 정당한 범위일 것, 공정한 관행에 맞을 것.
공표되지 않은 원고나 비공개 자료는 첫 번째 관문에서 걸린다. 받아 본 투고 원고, 내부 보고서, 사적인 편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인용의 형식을 갖추어도 대상이 공표된 것이 아니면 다른 근거가 필요하다.
정당한 범위는 주종 관계로 읽힌다
정당한 범위를 판단할 때 자주 쓰이는 틀이 주종 관계다. 내 글이 주가 되고 인용한 부분이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용 부분을 빼면 글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 글은 인용한 것이 아니라 옮긴 것에 가깝다.
분량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용한 부분이 원저작물의 핵심이라면 짧아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인용이 내 논지를 뒷받침하는 데 실제로 기여하는지도 함께 본다. 장식으로 길게 붙인 인용은 공정한 관행 쪽에서 걸린다.
출처 명시는 별개의 의무다
인용 요건을 갖추었다고 출처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가 그 출처를 명시하도록 따로 정하고 있다. 명시 방법은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식이면 되고, 실명이나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이라면 그 이름을 밝혀야 한다.
이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에는 침해 여부와 별개로 제재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즉 인용은 적법한데 출처를 빠뜨린 상태가 성립할 수 있다. 블로그 글에서 각주 없이 따옴표만 쓰는 방식이 여기에 걸리기 쉽다.
확인 목록
| 항목 | 확인할 내용 | 빠뜨리면 |
|---|---|---|
| 공표 여부 | 이미 공개된 저작물인가 | 인용 규정을 쓸 수 없음 |
| 주종 관계 | 내 서술이 중심에 있는가 | 정당한 범위를 벗어남 |
| 구분 표시 | 인용 부분이 시각적으로 구분되는가 | 공정한 관행에 어긋남 |
| 저작자 이름 | 실명이나 이명을 적었는가 | 출처 명시 위반 |
| 출처 정보 | 제목, 매체, 날짜를 적었는가 | 출처 명시 위반 |
글을 쓰다 막히는 질문
링크만 걸어두면 출처를 밝힌 것인가
경우에 따라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본문에서 누구의 어떤 글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 부족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저작자 이름과 글 제목을 본문에 적어두는 편이 분명하다.
이미지도 같은 기준인가
인용 규정은 저작물 일반에 적용되므로 사진이나 그림도 대상이 된다. 다만 이미지는 일부만 가져오기 어려워 전부를 쓰게 되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정당한 범위 판단이 까다롭다.
번역해서 쓰면 새로운 글이 되나
번역은 2차적저작물을 만드는 행위라 별도의 권리가 작동한다. 번역했다는 사정만으로 인용의 요건이 느슨해지지는 않는다.
개념을 설명한 글이며 특정 글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 인용의 적법성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